자유기고(Etc.)

부재(不在)

arirangled 2009. 9. 22. 22:50

부재(不在)

                                 -김춘수-

 

어쩌다 바람이라도 와 흔들면

울타리는

슬픈소리로 울었다.

 

맨드라미,나팔꽃,봉숭아 같은 것

철마다 피곤

소리 없이 져버렸다.

 

차운 한겨울에도

외롭게 햇살은

청석(靑石) 섬돌위에서

낮잠을 졸다 갔다.

 

할일없이 세월은 흘러만 가고

꿈결같이 사람들은

살다 죽었다.

 

 

 

不在

                                 -金春水-

 

偶然に風でも降って振れば

垣根は

悲しい音で泣いた.

 

鶏頭,朝顔,鳳仙花みたいな物

季節よって咲いて

音なしに消えた.

 

冷たい真冬にも

さびしく日ざしは

靑石島石の上で

昼寝をまどろんで行った.

 

することなしに歳月は流れて

夢現のように人々は

暮して死ん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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