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설날은 몹시도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나이를 한 살 먹는다는 생각보다는 평소에 못 먹던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무엇보다 세뱃돈을 받는 날이라였다. 나이가 들면서 자주독립을 하게 되니 명절 때면 그리 내키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을 혼자라도 찾아뵙고 세배하고 식사하는 것으로 했고 용돈은 드리지 못했다. 돌아가신 후 부모님 나이가 되어 가니 용돈을 드리지 못한 송구한 마음이 들고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자식들이 멀리서 찾아오면 반가운데 사는 것이 넉하지 못하다 보니 얘기도 꺼내지 못하고 마음속으로 생각만 하게 된다. 대화 없는 과묵한 집안에서 자라다 보니 표현력도 별로 없었다.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도 없는 일인지라 자식들에 대한 사랑 표현도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 듯싶다.늘 고생만 하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