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십 년이 지나버린 사진을 다시 보게 된다. 농업기술전수로 인도네시아를 갔던 때의 감회가 새롭다. 마을주민들이 한국식 모내기를 처음으로 해보는 입장이라 웃음이 떠나질 않았던 것 같다. 나는 못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주었다. 논에서 가물치 새끼 같은 것을 낚시하는 모습도 봤고 뱀을 발견해 물뱀인 줄 알고 가까이 가서 지켜보려 했더니 동네사람들이 코브라 라로 위험하다고 했다. 논두렁 같은 곳은 신경초가 흔했다. 손가락으로 건드리니 축 느러진다. 너무 신기했다. 한쪽은 벼가 익어가고 한쪽에서는 모를 심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주민들은 많은 것을 알려줬다. 차량으로 몇 시간을 달려도 끝이 보이지 않은 팜유를 얻기 위한 야자나무가 거대한 숲농장을 이루고 있고 소나기는 오전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