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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간다는 것
-박미경-
막내딸 시집보내고
서둘러 돌아가셨다.
내 딸아이 그때 내 나이 넘도록
시도 때도 없이 목이 멘다.
모악산 인적 드문 산비탈
볼 때마다 낮아지는 무덤 하나
뉘 어머니일까?
봉분 지어 가슴에 묻어놓고
아주, 보내려나 보다
작년 설에도 올 추석에도
다녀간 흔적 없었다.
문드러지는 봉분
그래, 알았다는 듯이 이제야
돌아가고 있다.
이름 모를 산새가 한나절
울다 간다.
소소리바람에
가랑잎 우수수 무덤을 지운다.
한 생이 돌아가고 있다.
가슴속 봉긋한 내 어머니도
그만 놓아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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